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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를 달려가는 시민의식을 따라잡지 못하는 정치, 언론...

검이불루 2018. 4. 2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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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과 방탄소년단 촛불 혁명을 경험한 세대들은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에 절대 가둘 수 없는 새로운 존재들이다. 이러한 존재들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아직도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프레임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정치권과 언론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바야흐로 정치와 언론이 사회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에게 뒤처져 도태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의 희열과 감동, 추억을 경험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유모차를 이끌고 명박산성에 맞서 싸우며 촛불 혁명을 끌어낸 대한민국의 주류 세력은 아직도 끊임없이 자기분열을 하여 진화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 세대를 보수와 진보라는 구시대적 프레임으로 재단하고 편 가르기 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정치권과 언론뿐이다.


져스틴 비버보다 방탄소년단에 열광하고, 삼성의 엄청난 실적에 자긍심을 느끼며 한편으론 질소 과자를 뗏목으로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대기업을 한껏 조롱한다. 일본을 단지 국내 여행보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여행 다닌다.

확실히 기존의 진보나 보수, 혹은 좌파와 우파로 재단할 수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들에게는 존재한다.

이 새로운 세대의 기저에 깔려있는 기본은 자존감과 자부심이다. 인터넷을 매개로 소통과 참여에 익숙해진 이들에게는 누군가의 점잖은 가르침이 무척이나 불편하다.

소위 말하는 꼰대를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특히나 '우리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레퍼토리에는 극혐에 가까운 혐오감을 내비친다.

'우리 때는 말이야~~블라 블라'가 이들에게 그토록 극혐인 이유는 이들은 그 경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기성세대에 따라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력도 없다. 그렇기에 이 세대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경험을 강요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경험의 공유만큼 충성심을 발휘하게 만드는 도구는 없다. 내가 경험하고 느꼈던 희열과 추억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느끼는 유대감은 그 어떤 마약보다 강력하다. 인터넷 출현 이전에는 이러한 경험의 공유가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웠다.

기껏해야 선배들의 추억담이나 신문, 소설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형태가 전부였다. 그렇기에 많이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사회적인 리더가 되어 이끌어 가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변했다. 소수의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던 경험의 공유를 통한 카르텔을 만들고, 그 경험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길이 이제는 누구나 원하면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누구든 원하면 자신만의 신문을 만들고, 방송을 만들어 자신만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새로운 세대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계기는 바로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축을 이루는 20-50대 세대 중, 한 번이라도 거리응원을 경험한 비율은 개인적 판단으로 70%가 넘으리라고 판단한다.

IMF를 거치며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존감과 울분을 한꺼번에 해결해준 어찌 보면 대한민국에는 커다란 축복이었다고 판단한다.

이 경험을 통하여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한 세대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하며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리더로 거듭나게 된다. K-POP를 비롯한 한류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으며,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던 일본강점기의 수많은 자기비하 의식을 많이 떨어낼 수 있었다. 유모차 부대를 이끌고 명박산성에 맞서 싸웠으며, 그 경험은 고스란히 머릿속에 각인되어 촛불 혁명을 끌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세대의 탄생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유수의 IT 기업의 글로벌 테스트 베드이며, 동시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패러다임의 실험장이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아시아 전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이 더는 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저 싼 가격에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이다.


이런 훌륭하고 건강한 시민을 아직 정치나 언론은 따라오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정치나 언론을 비롯한 재벌 등 소위 이 사회를 주도해 나간다고 착각하는 세력들이 이러한 사실을 빨리 깨닫지 못한다면, 역사가 그러했듯이 이러한 세대의 요구를 맞출 수 있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밀려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핵심은 이제 더 이상 정치나 언론 재벌 등이 이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없다는 사실의 인식이다. 이제는 IT를 활용한 집단지식이 이 세계를 이끌어 갈 주류이다. 정치나 언론 등은 이 집단지성의 올바른 활용과 감시자 역할을 해야만 한다. 지금처럼 아직도 타성에 젖어서 얼마든지 앞서서 이들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지내다 보면 한순간 몰락을 맞볼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사회적 담론의 주도권을 포털에 빼앗기고 본질은 외면한 채 드루킹으로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세대들은 요지부동이다.


이 세대의 기준은 확고하다. 요구기준 또한 명확하다.

윤리적으로 당당하며, 자신과 경험의 공유가 가능하고, 꼰대처럼 지적하거나 지시하지 않으며,

다만, 나보다 반걸음 앞서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를 원하고 있다. 정치건 언론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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