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고향에서 할머니가 끓여주던 물메기탕이 생각납니다. 연두부처럼 흐물흐물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물메기살의 담백함은 먹어본 사람만 공감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am0108&logNo=220536805513&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메기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물메기는 다른 지방에서는 꼼치, 물텀벙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정확히 구분하자면 물메기와 꼼치는 다른 생선입니다. 하지만 모두 다 쏨뱅이목 꼼칫과에 속하는 생선이기에 요즘은 통일된 이름인 물메기(꼼치)로 통일되어 불리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천대받던 이 생선은 요즘에는 대구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물메기는 바다 생선 중에서도 비린 맛이 덜하기로 유명한 생선입니다. 특유의 흐물흐물함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비린 맛이 덜하기에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겨울철 고향인 군산에 갈라치면 미리 어머니에게 부탁해서 물메기탕을 꼭 먹곤 합니다. 꾸미지 않고 소박하게 자식을 맛있게 먹일 요량으로 끓여내시는 어머님의 물메기탕은 물메기탕으로 유명한 식당들 못지않은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펄펄 끓는 물메기탕에서 건져내 초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의 향긋한 향기가 아직도 제 입맛을 자극하는 듯합니다. 도저히 젓가락으로는 집을 수 없을 것 같은 물메기살을 수저로 조심스럽게 연두부 떠먹듯 떠서 입 안에 넣으면 물메기 특유의 향긋한 냄새와 함께 입속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물메기의 식감은 가히 겨울철의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에 물메기탕 한 그릇이 간절하게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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