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이야기

짠내 물씬나는 곰소항, 소금... 그리고 밴댕이 젓갈~

검이불루 2016. 10. 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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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부안 깡촌에 곰소항이 있다. 어린 시절 겨울에 눈이 내리면 곰소항으로 여행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드넓게 펼쳐진 염전과 그 염전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허리 굽은 사람들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전라북도 부안지역은 눈이 많이 오는 편은 아니지만 한 번 내리면 매우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곤 한다. 치기 어린 어린 시절 눈이 내리면 곰소항의 허름한 여인숙에 틀어박혀서 내소사와 격포항 곰소항 주변을 빈둥거리며 먹었던 젓갈이 떠오른다.


요즘은 가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시절 그 풍광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내가 추억하는 곰소는 소금, 젓갈, 그리고 눈 내린 을씨년스러운 어촌마을의 풍경이다. 그중에서도 내 기억 속에 가장 오래 남아있는 기억은 아무래도 젓갈이다.


군산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 젓갈은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이다.


철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황석어 젓갈, 밴뎅이 젓갈 등 다양한 젓갈을 사다 맛있게 양념하여 무쳐 주시곤 했다. 갓 지은 뜨거운 밥에 올려 먹는 젓갈은 어린시절 고향의 추억과 함께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특히, 조그마한 밴댕이를 통째로 뼈까지 씹어먹는 그 맛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지금도 고향 집에 가면 밥상에 젓갈은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밑반찬이지만, 아무래도 그 어린 시절의 그 맛깔스러운 감동은 느끼질 못한다.


음식이 변한 것이 아니라 아마도 내가 변한 탓이리라.


밴댕이는 청어과에 속하는 성어의 길이가 15Cm 정도 하는 어류이다. 서해안에서 흔하게 잡히는 생선이며, 성질이 급해서 그물에 걸리면 금세 죽어버리는 물고기이다. 이에 빗대어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도 생겨날 정도이다.




이 생선은 살이 적당히 단단하기 때문에 젓갈을 담가도 그 탱탱함을 유지한다.


적당히 곰삭은 밴댕이 젓갈을 갖은양념으로 무쳐 먹으면 짭쪼름하고 매콤한 첫맛과 함께 뼈체 씹으면 씹을수록 밴뎅이 특유의 단맛이 올라온다. 특히 갓 지은  뜨거운 밥위에 올려 먹으면 가히 다른반찬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이다.


잘 익은 밴댕이 젓갈은 너무 짜지 않으며, 그 살의 어느정도 탄력이 있는것이 좋다 할 수 있다. 또한 너무 큰 밴뎅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뼈가 너무 억세기 때문이다.


밴뎅이 젓갈은 서, 남해안 어디에서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젓갈이다. 또한 제철에는 밴댕이 세꼬시도 일미라 할 수 있다.


서해안으로 여행을 갈 경우, 각 지역의 밴댕이 젓갈을 먹으면서 그 차이점을 음미해 봐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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