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이야기

병어,덕자 그 무엇이든 좋구나

검이불루 2014. 10. 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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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집안에 제사가 있거나, 명절이 다가오면 할머니는 일주일 전부터 분주하셨습니다. 제사상에 올릴 생선이며 고기를 일주일 전부터 사다가 정성스레 손질하셔서 채반에 가지런히 말려두셨죠.


가장 흔하게 제사상에 오른 생선은 조기와 병어였습니다.


요즘은 가격이 비싼 생선축에 속하는 병어이지만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그렇게 비싼 생선은 아니었기에, 밥 반찬으로 제수음식으로 자주 애용되던 생선 이었죠.

병어와 덕자는 그 크기에 있어서의 차이뿐 둘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그 크기의 차이로 인하여 가격을 떠나서 덕자는 상당히 귀한 생선에 속하지요.


병어의 제철은 흔히 알이차기 시작하는 5월부터 8월까지의 여름철이 가장 맛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병어는 이 시기에 알이 꽉찬 병어를 맛볼 수 있기에 제철이라 알려져 있지만, 병어라는 생선은 그 살이 담백하고 1년 내내 그 맛의 차이가 크지 않기에 그다지 계절을 따지지 않아도 되는 생선입니다.


병어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싱싱한 갓 잡아올린 병어는 숙성시켜 먹는 회맛이 일품입니다. 또한, 선도가 숙성회로 먹기 좀 모자라거나 할 경우, 병어조림을 많이 먹습니다.


또한, 심심하게 소금간을 하여 1-2일정도 말린 후, 구워먹어도 아주 맛이좋습니다. 가시가 적고 담백한 병어의 맛은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아주 담백한 생선입니다.


어린시절 제사나 명절에 있을라치면, 언제나 생선찜은 가장 마지막에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맛에대한 감각이 없고, 그저 고기전이나 생선전 동그랑땡등을 온 식구들이 모여앉아 만들면서 훔쳐먹던 그 맛이나, 채반에 식혀놓은 전들을 왔다갔다 하며 집어먹던 그 맛은 아마도 맛이라기 보다는 추억에 가까운 일이지요.


제수음식에 사용했던 생선찜은 언제나 제사나 명절이 끝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때, 할머니께서 각 자식들에가 골고루 분배해서 싸주시던 음식에 꼭 끼어 있었습니다. 손주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에게 인기 있었던 동그랑땡, 고기전, 생선전등은 집으로 가겨갈 것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지요.

에서 할머니가 바리바리 싸주신 제수음식중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았던 음식음 병어찜 입니다.


제수음식에 사용해야 했기에 아무런 밑간도 없이, 소금을 뿌려 2-3일 말린 병어를 찜기에 통째로 쪄내서 실고추를 뿌려서 먹었던 병어찜의 담백한 맛을 어릴적 그시절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담백한 맛이 자꾸자꾸 생각이 납니다. 싱싱한 병어를 칼칼하게 조리는 병어조림도 맛있지만,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고, 그 음식을 자식들에게 손주들에게 맛있게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정성스레 손질하고 채반에 널어 파리라도 앉을까 손부채 부쳐가며 말리신 그 정성이 들어간 그 병어찜이 저에게는 최고의 병어요리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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