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이야기

입맛 없을때 생각나는 그 생선...박대

검이불루 2014. 10. 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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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입맛이 없을때면, 어릴적 박대를 연탄불에 구워서 찟어서 숟가락 위에 얻어 주시던 할머니가 생각 납니다. 할머니는 전라도 사람답게 아주 음식을 잘 하셨었죠. 특히나 홍어무침, 김치등은 아직도 할머니 손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시절 대부분의 모든 어머님들이 그러셨듯 할머니도 하루의 일과가 가족들 맛있는 것 먹이는 것이 삶의 전부였습니다.


어느 집이나 그랬듯이 아침먹고, 돌아서면 또 점심을 준비해야 했고, 또 점심먹고 돌아서면 저녁을 준비해야 하는 고단함의 반복이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입맛이 워낙에 까다로왔던 점도 있었지만, 할머니는 그러한 가족들이 먹을 음식준비에 거의 모든 하루를 소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해망동 수산물 시장이나 삼학시장에 나가셔서 그날 먹을 찬거리를 한아름씩 들고 오셨습니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 늦둥이 딸을 키우는 지금도, 가끔 먹고싶어지는 음식이 할머니가 반찬투정을 부릴라 치면, 얼른 연탄불에 구워서 찟어주시던 박대구이 입니다.

박대는 군산지방에선 흔한 생선이지만, 다른지방에서는 매우 생소한 생선에 속한다. 아마 태어나서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생선에 속할 것이다. 또한, 서대라는 생선과 비슷하게 생겨서 서대와 박대를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 맛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정도로 대중적인 맛이다.

꾸덕꾸덕 잘 말린 박대의 두툼한 살을 쭉 찟어서 따뜻한 밥과 먹는 맛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입맛없는 사람들은 찬밥에 물 말아서 고추장에 찍은 박대살 한점이면, 충분히 한그릇을 비울 수 있을 정도이다. 

호사스럽거나 고급스럽진 않지만, 왠지 정감가는 고향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맛입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에게 부탁하면, 낚시 좋아하시고, 생선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 직접 시장을 돌아다니시며 엄선하셔서 정성껏 몇일간 말려서 보내주시곤 합니다. 물론, 손녀딸 맛있게 먹으라고 하시면서...

입맛 까다로운 우리 공주도 박대를 구워주면 군말없이 밥을 한그릇 뚝딱 비우곤 한답니다. 이 맛있는 박대를 오래오래 먹을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건강하셨으면 하는 마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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