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문가이면서 방송인들의 전성시대이다. 작가 허지웅이 그렇고 쉐프 최현석이 그렇다. 잘나가는 변호사는 종편에서 모든 종류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왜 방송에 출연하는 걸까?
전문가(Expert)로써 자신의 확실한 직업을 영위하면서 여느 연예인 못지않게 방송활동을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는 다수의 사람이 존재한다. 이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고민하다 전문가(Expert) +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성하여 엑스퍼테이너(expertainer)로 부르기로 했다.
바야흐로 국내방송은 이들 엑스퍼테이너(expertainer)들의 전성시대이다.
가깝게는 글쟁이라 우기는 허지웅을 비롯하여 강용석, 한의사 이경제를 비롯하여 변호사 양소영, 요즘 주목받고 있는 최현석, 강레오를 비롯한 각종 쉐프들까지 그 분야도 다양하다.
이들이 최초에 방송에 출연했던 목적은 그저 소박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자신이 가진 지식을 공유하고 싶다는 소박한 이유로, 자신의 직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혹은 방송이라는 경험을 해 보고 싶다는 이유로 등등.
하지만 이제는 이들의 방송출연 여부에 따라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좌지우지하는 시대이다. 즉, 이들이 있어야 좋은 시청률을 달성할 수 있고. 높은 시청률은 광고와 직결된다. 즉 PD들의 몸값과 연동이 된다.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공생관계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동침이 언제까지 지속할까에 대한 회의가 든다.
우리는 이들의 무엇에 열광하는 걸까?
우리는 이들 엑스퍼테이너(expertainer)들의 무엇에 열광하는 걸까? 과연 그들의 전문가로서의 지식이 나에게 도움이 돼서 열광하는 걸까? 아니면 그저 치밀한 계산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 무엇에 열광하든 상관은 없다. 방송의 본질은 어차피 대리만족이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은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도 엑스퍼테이너들의 입장에서.
이들의 본업 복귀에 문제는 없을까?
방송가에서는 언제든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방송에 내세울 다른 집단을 찾아 나설 수 있다. 엑스퍼테이너(expertainer)들도 언제든지 자신의 본으로 돌아가 본업에 충실하면 된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자신의 본업에 복귀해서 정상적으로 자기 일을 충실히 수행하며 지낼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든다.
비근한 예로 강용석이 과연 정치인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허지웅이 모든 방송출연을 자제하고 예전처럼 찌질한 삶을 유지하며 글을 쓸 수 있을까? 최현석이 허세를 부리며 소금만 뿌려도 열광해주던 시청자를 뒤로하고 주방에서 후배들을 갈구며 열심히 요리할 수 있을까?
신변잡기식의 예능이나 자신들의 정치적 색채를 선명하게 하려는 장식품처럼 이들을 사용하지 말고, 좀 더 심도 있고 진지하게 이들이 가진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부제가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한 문화를 정착해 나가는 것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문가들의 지식을 단순히 예능이나 신변잡기식 토크쇼에서 소비하기에는 그들이 가진 지식은 너무나 아까운 콘텐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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