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언더우드 일가는 한국에서는 연세대학교의 설립자로 더 알려졌습니다. 이 가문은 10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많은 긍정적인 영향과 이바지를 한 대표적인 가문입니다.
이 가문의 공적은 너무나도 많고 또한 그 내용도 비교적 잘 알려졌기 때문에 굳이 그 가문의 공적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이 명망 있는 가문을 다른 관점으로 한번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특이한 점은 4대 100년이 넘는 세월을 한국에서 지내면서도 가문의 누구 하나 한국인과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2, 3, 4세 들은 한국에서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가슴 깊이 음미해 볼 대목입니다.
미국영화 '퀴즈쇼'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명망 있는 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젊고 매력적인 외모에 지적인 배경까지 더해져 우연히 출연한 티브이 퀴즈쇼 프로그램에서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방송국 측은 전략적으로 이 주인공을 스타로 만들기 위하여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바로 퀴즈를 미리 알려주는 겁니다. 고뇌하던 주인공은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점점 그 명성을 쌓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전까지 퀴즈쇼의 스타였던 한 출연자의 폭로로 모든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그 와중에 유명한 대학교의 교수이자 세계적인 학자였던 주인공의 아버지는 아들과 퀴즈쇼 문제로 언쟁 중에 '너의 이름은 너의 것이 아니라 우리 가문의 것이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합니다.
언더우드 일가도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 합니다.
가문의 명예, 가문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참고로, 언더우드 일가는 4대 120여 년의 한국생활을 마무리하고 2005년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2012년쯤 연세대학교 이사회 선임문제가 불거졌을 때 언더우드 일가가 대거 내한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우려의 입장표명과 반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7-8년전 연세대학교 출신의 지인과 술을 마시다. 언더우드 일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언더우드 일가의 내막을 잘 모르고 있더군요. 중얼거리면서 아~ 그래서 '목하회' 가 언더우드에서 따온 이름이구나 했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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