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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의 위험한 시도 - 언캐니 벨리에 도전하다

검이불루 2016. 11. 1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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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에 의하여 정립된 언캐니 밸리는 로봇이 인간과 흡사해질수록 사람들은 점점 호감을 느끼게 되지만 어느 순간에 도달하면 급격하게 호감도가 감소하며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마저 극복하고 인간과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흡사해지면 다시 그 불쾌감이 사라진다고 정의하였다. 비록 정확한 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반론도 많지 않지만 언캐니 밸리의 존재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지금의 로봇공학에서의 휴머노이드는 아직 이 언캐니 밸리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 언캐니 밸리 이론의 검증은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다. 바로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분야이다. 통칭하여 컴퓨터그래픽(CG)으로 불리는 분야는 짦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에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요즘 만들어지는 영화에서 컴퓨터그래픽이 없었다면, 그 표현의 범위는 무척이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토이 스토리로 시작된 요즘의 애니메이션은 컴퓨터그래픽이 없었다면 탄생조차 불가능했을 분야이다.


이 3차원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언캐니 밸리를 촉발시킨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파이널 판타지'를 꼽을 수 있다.

많은 자본을 들여 야심 차게 제작한 파이널 판타지는 매우 많은 기술적 성과물을 남긴 채 흥행에 참패하고 말았다.


사람과 흡사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징그럽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에서 사람들은 언캐니 밸리속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물론 영화 서사적인 면도 무시못할 요소라 판단된다.)


이러한 시도 이후 언캐니 밸리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루어졌다. 사실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자본의 논리가 이러한 시도에 더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하드웨어가 발전하고 컴퓨터그래픽 프로그램이 발전하면서 점점 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들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2016년 씨그라프 행사에서 유명한 게임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만드는 에픽 게임즈(EPIC GAMES)에서 최신의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자신들의 게임엔진에 접목시켜 의미있는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된다. 

제목은, Digital Humans: Crossing the Uncanny Valley in Unreal Engine 4 - GDC 2016 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했다.



기술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이미 정립되어 있던 기술을 자신들의 게임엔진에 최적화시켜서 실시간으로 언캐니 밸리를 극복할 수 있는  사이버액터를 창조해 냈다는 점에서 매우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기술들이 좀 더 보완되고 하드웨어의 발전과 더불어 범용화된다면 영화나 게임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혁신적인 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판단한다. 더불어 영화배우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활동범위도 무한대로 확장될 것으로 판단한다.


배우들의 연기특징과 음성을 고스란히 자료화시키고 세세한 표정이나 손짓 발짓 등을 자료화하면, 이제는 배우들도 현실과 가상의 공간적 시간적 제약이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배우들이 자신의 집에서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연기해서 데이터만 넘겨주면 나머지는 컴퓨터그래픽으로  후반 작업을 통해서 영상이 만들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금 현재도 절반 이상의 촬영을 그린 스크린이나 블루 스크린에서 상대 배우 없이 혼자서 촬영하는 영화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한 장소에 모일 필요조차 없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언캐니 밸리는 빨리 극복될 것이며, 게임의 그래픽 퀄리티와 영화의 퀄리티의 경계도 빠르게 무너질 것이다. 영화와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분야가 탄생할 것이며 여기에 가상현실 기술이 결합하면, 게임이나 영화를 그저 관찰자적으로 관람하는 형식에서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보편화 될 것으로 판단한다.


송강호, 최민식의 연기를 만 원어치만 사용해서 그럴듯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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