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0월17일 클리프 리차드의 이대 내한공연에서 그 유명한 속옷투척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그 전통은 계속 이어져 왔다. 10년 후, 레이프 가렛의 내한공연에서는 속옷투척으로 인하여 공연이 지연되는 소동이 일어났고 뉴키즈온더 블럭 역시 마찬가지의 소동이 있었다 하니 근 반세기(45년이지만 50년이라고 치자)의 유서깊은 전통이라 할 수 있겠다.
시대는 흐르고 흘러 바야흐로 선배들의 피를 머금고 피어난 민주화를 거쳐 올림픽, 월드컵을 경험하며 거칠것이 없어진 우리의 신세대 들은 한류라는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내면서 그저 외국의 것을 즐기기만 하던 세대에서 우리의 것을 전파시키는 세대로 거듭닜다.
반세기가 지난 어제 뉴스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KBS 뮤직뱅크 멕시코 공연도중 흥분한 여성팬들의 속옷투척 사건으로 인하여 공연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일었다는 기사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144&aid=0000281600
딱, 50년만에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어찌보면 사소한 헤프닝 일수도 있지만, 도도한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이런 사소한 헤프닝들이 역사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
50년전 벽안의 외국인의 몸짓하나 노래한곡에 실신하며, 아낌없이 속옷을 벗어 던지던(그 당시 시대상을 생각한다면 감히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었다..더군다나 이대생들이..)그 젊은 청춘들은 이제는 인생을 정리하며 여유로운 황혼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자랑스러운 손자,손녀들은 50년전 그들이 했던 그 젊은 페로몬의 발산을 저 머나먼 땅 중미의 멕시코에서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종이를 발명하고, 금속활자를 발명하는등 인류문명의 주류로서 지구의 주인임을 자처하던 동양은, 십자군원정과 종교혁명을 겪으며 부단한 자기성찰과 발전을 이루내고, 새로운 사상과 과학지식으로 무장한 서방세력에게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이른바 서세동점 이다.
그 이후 서양세력은 지금까지 지구의 주연임을 자처하며 이 세계에서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물극필반이라 했던가. 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이다. 서양의 과학문명과 산업화의 겪랑을 만난 동양은 절치부심의 세월을 견뎌내며, 다시금 동세서점의 옛영화를 되찾고자 부단한 노력을 하고있다.
굳이 현세계의 정세를 일일이 부연하지 않더라도, 동세서점의 도도한 물결은 필연이라 생각한다.
나는 오늘 드디어 그 필연의 방점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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