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의 사형이자, 이창호에게 사숙과 같은 존재인 우칭위안(오청원)이 11월 30일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혼란의 시기에 태어나 질곡많은 한평생을 살아간 거장의 영전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 봅니다.
이로써, 세고에 문하의 유일한 생존자는 조훈현 구단만 남게 되었습니다. 한,중,일 삼국의 바둑계를 평정했던 별들이 점점 사그라들면서 바둑에 대한 향수도 점점 사그라드는 듯한 느낌 입니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인으로 삶을 마감한 우칭위안, 중국의 바둑기세를 예언하며 중국세의 우위를 점쳤던 선각자이자, 현대바둑의 다양한 기틀을 만든 장본인 이기도 합니다.
제자로는 임해봉(린하이펑)과 여류기사로 유명한 루이나웨이 등이 있습니다.
한때 이창호가 루이나웨이에께 바둑으로 쩔쩔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같은 동문사형을 모셨던 인연 때문 아니었나 짐작해 봅니다.
이창호는 조훈현을 루이나웨이는 우칭위안을 스승으로 모셨었으니까요.
하지만, 루이나웨이의 사형인 린하이펑(임해봉)은 17세의 절세고수 이창호에게 맥없이 쓰러졌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지요.
어찌보면, 같은 세고에 문하의 몇안되는 동문에게요.
아들뻘 동문 이창호에게 아픈 기억만 간직하고 있던, 린하이펑의 제자 역시도 이창호의 벽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석불이라는 칭호와 둔도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는 이창호의 나이가 어느덧 불혹이라고 합니다.
20세기의 바둑의 전설은 우청위안의 죽음과 함께 그 종말을 고하려나 봅니다.
동문사형의 죽음에 쓸쓸하실 조훈현 국수님에게도 안부를 보냅니다.
이제 과연 어느 고수가 21세기 바둑의 전설로 부상할 수 있을까요?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올라선 석불이 더 늦기전에 내제자를 받아들이기를 기원해 봅니다.
또 혹시 모르죠...지금 이순간 어느 깡촌에서 석불을 쓰러트리고 천하군림을 꿈꾸는 새로운 인재가 기지개를 켜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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